다음주는 중국 경제 달력에서 가장 중요한 일주일이다. 12월 1일부터 시작되는 7일간, 시장이 기다리는 세 가지 신호가 나온다.

첫 번째 신호는 12월 1일 아침 1시 45분(베이징 시간 기준)이다. 중국이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를 발표한다. 11월 지수는 50.3을 기록했는데, 이는 경기 확장과 축소의 분기점인 50을 2개월 연속 넘은 수치다. 미국의 관세 위협 속에서 기업들이 재고를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결과다.

12월 3일에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 지수도 나온다. 10월 56.8에서 11월엔 56.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신호인데, 이는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책이 얼마나 먹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두 번째 신호는 12월 8일부터 10일 사이다. 중국이 11월 수출입 통계와 소비자물가지수를 동시에 발표한다. 12월 8일 오전 3시엔 11월 무역 통계가 나오는데, 시장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 수입이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월 10일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는데, 현재 예상치는 전년 동기 대비 0.5% 상승이다.

이 통계들은 단순 숫자가 아니다. 중국 정부가 내년 5%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느냐의 판단 기준이 된다. 11월 제조업 PMI가 51.5(차이신 기준)를 기록하며 6월 이후 최고치를 찍은 것은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 시행 전에 기업들이 수출 선적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추세가 수출 통계에 반영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세 번째 신호는 12월 12일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1월 신규 위안화 대출, 사회신용총량(TSF), 광의통화(M2) 등을 발표한다. 시장은 신규 대출이 450억 위안(약 8.6조원), 사회신용총량이 1650억 위안(약 3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신호가 중요한 이유는 하나다. 12월 15일 이후 나올 11월 소매 판매액, 산업 생산, 고정자산 투자 같은 ‘경제의 심장’ 데이터의 방향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12월 첫주 통계들이 기대에 못 미치면, 12월 중순 나올 중앙은행과 정부의 추가 부양책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 더. 현재 중국 경제는 트럼프 쇼크의 입구에 서 있다. 11월 차이신 제조업 PMI가 50.3에서 51.5로 뛴 것도, 기업들이 내년 1월 이후 예상되는 고관세 정책을 피하려고 ‘선주문-선생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음주 통계가 이 추세를 보여줄지, 아니면 수요 부진이 본격화될지가 한국 기업들의 2025년 중국 사업 전략을 바꿀 수 있다.